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 한 줄 느낌
- 결혼을 해서 처음으로 생명을 잉태한 부부의 남편이 부인에게 바치는 사랑 노래로 들린다
시인 소개 : 김선우
시인 김선우는 1970년생으로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고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6년 계간지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 열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2004년 제49회 <현대문학상>과 2007년 제9회 <천상병시상> 등을 수상했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는 2007년 세 번째 시집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사)에 실린 동명의 시이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과 '도화 아래 잠들다'를 발표했던 그는 생태학적 상상력과 생명력을 잠재한 여성성이 만나는 새로운 여성시로 각광을 받았다. 문학평론가 신형철 씨는 "그녀의 시집은 아마도 자신이 꽃임을 잊어버린 이 시대의 슬픈 여성들에게 바쳐질 것"이라고 평했다.
2000년 첫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2002년 두번째 시집 '도화 아래 잠들다', 2012년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2016년 시집 '녹턴'을 펴냈다. 최근 2021년 8월 시집 '내 따스한 유령들'(창비)를 발간했다. 그의 여섯 번째 시집이다. 최승희의 삶을 다룬 '나는 춤이다'와 '캔들 플라워', '물의 연인들', '발원' 등 소설을 썼다. 그밖에 산문집 '물 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등과 동화 '바리공주'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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