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드라마 추천(3) :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 우리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 - 넷플릭스 방영 중

가끔 냉면이 그리울 때면 영등포역 부근에 있는 개업한지 50년이 넘은 함흥냉면집을 가곤 한다.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맛깔스러운 냉면은 어렸을 적에는 좀 싱겁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 심심한 맛이 자주 생각나게 하는 냉면집이다. 냉면을 먹고 대로변으로 나가다 보면 한 때 화려한 쇼핑몰이었지만 지금은 몇 층 운영하지 않은 낡은 건물 아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백바지와 금목걸이로 치장한 옷차림과 올백으로 넘긴 할아버지들과 과하게 화장을 하고 애교 웃음으로 무장한 할머니들이다. 과거 화려했지만 낡은 그 건물. 건물 11층에는 콜라텍이 있다.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살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잘난 것도 없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 나이든 저들을 폄하하는가.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런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야기, 한마디로 꼰대 드라마이다. 하지만 매회마다 웃음과 눈물, 감동을 주는 드라마이다. 김영옥, 김혜자, 신구, 나문희, 주현, 고두심, 윤여정, 박원숙 등 한국 드라마에서 날고 기는 노년배우들이 총 출동했다. 그들을 미워하고 지겨워 하는 고두심 딸역으로 고현정이 출연하며 40세의 노처녀로서 딸과 조카의 관점으로 그들을 바라다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거짓말> 등을 통해 마니아층을 거느린 노희경 작가가 쓴 작품으로 2016년 5월 13일부터 7월 2일까지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다. 최고 시청률 8.087%(닐슨 코리아)을 기록했으며 그 당시 케이블TV 시청률로는 높은 수치였다.

노희경 작가

 

치매, 암, 고독 등 노인들의 아픈 삶을 보여주고 그들만의 사랑, 썸 등의 노인들의 즐거운 삶 역시 역시 보여준다. 드라마에서 화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고현정(박완 역)은 고두심(장난희 역)의 외동딸이다. 슬로베니아에서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애인 조인성(서연하 역)을 버리고 서울로 돌아와 번역일을 하고 있으며 고두심 주위의 친구들을 소재로 꼰대 소설을 준비 중이다. 엄마 고두심과는 친구 같이 어떨 때는 원수같이 지낸다. 김혜자(조희자 역)은 처음에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자살도 시도하고 후에는 치매에 걸려 가는 역할을 맡았다. 주현(이성재 역)은 변호사로서 아내와 사별 후 첫사랑 김혜자를 찾아 와 썸을 타는 역할이다. 전형적인 아버지 꼰대와 맨날 남편에게 당하다가 나중에 제대로 펀치를 먹이는 아내 역할을 신구(김석균 역)와 나문희(문정아 역)가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학력 컴플렉스지만 가족 부양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던 윤여정(오충남 역)과 드라마 인기 배우지만 사랑에 실패하고 암으로 온 몸이 엉망인 박원숙(이영원 역)이 드라마를 더욱 현실감 있고 감동적으로 이끌어 주고 있다.

 

 

막장드라마에 지친 이들에게 이것이 감동의 드라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 <디어마이 프렌즈>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절찬 방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