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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영화, 드라마 외 )/영화와 함께

부모님을 생각하고 인생을 되돌아 보게 하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by Daniel Notes 2020.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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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포스터

나이가 듦에 따라 여성 호르몬이 많아지는지 드라마와 영화를 볼 때 슬프거나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아내와 딸에게 가끔 들켜서 놀림을 당하곤 한다. 언젠가 회사를 옮기기 위해 모회사 임원 면접을 오전에 보고 집에 갈까 하다가 양복과 넥타이를 한 면접 복장으로 극장에 간 적이 있다. 바로 볼 수 있는 영화를 찾았는데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라는 영화였다. 평일 정오 무렵이라 관객은 나 포함해서 5-6명 정도였다. 사람이 적은 관계로 티켓 좌석이 의미가 없어서 영화 보기 좋은 가운데 좌석에 앉았다. 서류 가방과 외투는 오른쪽 좌석에 가지런히 두었다. 하얀 와이셔츠에 청색 넥타이는 매고 있었는데 편안하게 영화를 보기 위해 와이셔츠의 첫번째 단추를 풀었다. 2시간 즈음 시간이 흘렀던가. 극장의 불이 켜지자 내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다. 얼마나 울었던지 눈은 퉁퉁 불어 있었고 하얀 와이셔츠에도 눈물 몇 방울 떨어진 자국이 다 보였다. 남 보기 부끄러워서 다른 관객들이 나간 이후에 영화관을 나갔다. 결혼한 지 12년째 된 해였고 누구나 그랬듯이 연애와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낸 후 아기가 태어나고 소소한 부부싸움을 통해 시나브로 의리로 사는 결혼 생활을 하던 시기였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다시 보고 있다. 초반 주제곡 루시드 폴의 <우리 아름다운 시간은>이 흐른다. 루시드 폴의 목소리는 감미롭지만 슬프다. 9년 전 먹먹함이 다시 떠오른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순재(김만석 분)과 고 윤소정(송이뿐 역) 커플과 송재호(장군봉 역)와 김수미(조순이 역) 부부 이야기다. 말 끝마다 욕을 하고 다니는 김만석 할아버지와 폐지를 모아 살아가는 송이뿐 할머니의 사랑 이야기. 택시 기사를 하다가 동네 주차장 관리를 하고 있는 장군봉 할아버지와 치매에 걸린 아내 조순이의 따뜻하고 슬픈 부부 이야기. 누군가는 너무 신파적이라고 말할 것 같고 가난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야기라 차마 보지 못하는 영화라고 할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네티즌 관객 평점은 9.5점이나 되는데 평론가 평점으로 6.5점으로 그리 높지 않다. 영화는 끝까지 슬프다. 9년 전에 볼 때는 죽을 때 죽더라도 아내와 저렇게 마지막까지 함께 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결혼한지 20년이 지나고 다시 본 영화는 늙을 때 돈이 있어야 편안하게 저 세상으로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싸구려 생각이 들었다. 영화 마지막은 옥상달빛의 <들꽃처럼>이 흐르며 끝맺는다.

 

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본 영화는 2011217일 개봉하였고 누적 관객수는 1,649,407명이다. 32회 청룡영화상에서 김수미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감독은 추창민으로 2012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2018<7년의 밤>을 연출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동명의 드라마와 연극으로 제작되었고 수년 간 작품성과 대중성, 흥행성을 두루 인정을 받았다.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SBS에서 지난 2012416일부터 65일까지 방영되었다. 이순재, 박인환, 손숙, 정영숙 등 명배우들이 나온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2018년에 대학로에서 개막되었고 아쉽게도 지난 202022일 마지막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나의 아내에게 이 영화를 추천했더니 슬픈 영화는 보지 않는다고 한다. 결혼한 지 20년차인 우리 부부는 로또 같다.

정말 드럽게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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