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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로스쿨>과 대법원의 '정의의 여신' 조각상은 왜 다른가?

by Daniel Notes 2021.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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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로스쿨>

 

JTBC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스쿨>을 며칠 전부터 넷플렉스에서 보고 있다. 매회마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있는 등장인물이 바뀌어 호흡이 빠른 드라마였다. 시청자에게 반전의 상황을 보여 주기 위해서 작위적인 요소가 다소 보이긴 하지만 김명민, 김범, 유혜영 등 주조연의 연기력이 돋보였다. 내게 눈에 뜨였던 장면은 매회 드라마에 나오는 장면 중에서 로스쿨 로비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이었다. 

가리고 검과 저울을 들고 있는 여신의 상이 바로 로마 신화의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Justitia)'이다. 라틴어로 유스티티아 자체가 정의를 의미하며 영어에서는 아예 번역해서 'Lady of Justice'라고도 한다. 검은 법의 어려움과 사법의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고, 천칭은 법의 공정함과 공평함을 상징하며, 눈을 가리거나 눈을 감은 것은 법의 이상인 선입견이 없음을 상징한다.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대법원 대법정 출입문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대법원 대법정 출입문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오른손에 저울을 높이 들고 있고, 왼손에는 법전을 들고 우리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있다. 이화여대 미술대학 박충흠 교수가 1995년에 만든 작품으로 크기는 100 X 100 X 180 cm로 청동으로 제작되었다. 서양의 다른 나라 정의의 여신과는 달리 눈가리개도 없이 눈을 뜨고 있다. 고대의 정의의 여신상들은 한국의 정의의 여신상과 같이 눈을 가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신(神)이었기 때문에 눈을 가리지 않아도 공정하게 심판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 인간의 이성이 발달하면서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상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인간의 이성이 개입되면 선입견과 주관이 공정한 판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근대 이후 수많은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상'을 낳았다. 한국에서는 신분을 보고 판결을 내리며 검으로 단호하게 불의를 심판할 마음도 없고 품에 안은 책은 법전이 아니라 족보일 것이라고 풍자받기도 하였다. 말은 풍자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법원의 행태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우리나라 법원이야말로 로스쿨에 나온 조각상처럼 눈 가리고 검과 저울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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