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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영화, 드라마 외 )/책과 함께 (도서 추천)

(도서 추천)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정재찬, 인플루엔셜, 2020)과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휴머니스트, 2020)

by Daniel Notes 2021.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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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정재찬, 인플루엔셜, 2020)

 

정재찬 교수의 <우라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을 읽었다. 이 책을 어떤 책이라고 해야 할까? 시집도 아니고 단순히 에세이라 부르기에는 뭔가 아쉽다. 우리의 인생 단어 모음이라 할 수 있는 생업, 노동, 아이, 부모, 몸, 마음, 교육, 공부, 열애, 동행,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가진 것, 잃은 것 등 14 가지 주제에 대한 시를 소개하며 독자 옆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해 준다. 시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도 소개하고 소설도 알려주고 본인의 이야기를 전해주다가 그 스토리에 맞는 시를 읊어 주니 그 시에 대한 관심이 더 간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을 소환하여 메멘토모리와 카르페디엠을 설명해주고 버킷리스트의 무서운 어원을 설명해주다가 가수 송창식이 서정주 시인에게 시를 받아 작곡한 <푸르른 날>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해 준다. 이렇게 주제에 맞는 여러 가지 재료를 비빔밥처럼 섞어 넣다가 시를 비빔밥의 참기름 마냥 첨가하여 주니 책이 무척이나 맛깔스럽다. 고단하고 지친 우리들에게 이 책은 그리움과 희망을 준다. 출퇴근하면서,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잠시 쉴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하루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 같은 영양 요소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리고 정 교수가 소개해준 시가 마음에 들면 그 시가 들어있는 시집을 사보자. 첵 뒷부분에는 책 본문에 언급한 시집과 책에 대한 참고문헌이 정리되어 있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p317 ~322 중에서 일부 발췌

 

'버킷리스트 bucket list'라는 말은 마치 소원을 가득 담은 바구니처럼 근사하게 들리지만, 어원을 알고 나면 섬뜩합니다. 중세시대에 교수형에 처하거나 목을 매어 자살할 때면 양동이, 영어로 버킷 bucket을 뒤집어놓고 그 위에 올라서서 올가미를 목에 두른 다음, 발을 굴러 양동이를 참으로써 끝을 맺었죠. 이를 '킥 더 버킷 kick the bucket'이라 하는데, 그래서 이로부터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또는 하고픈 일들의 목록'이란 의미로 만들어진 말이 버킷리스트 bucket list라는 겁니다...<중략>...죽기 전에 진짜 할 일은 뭘까요. 무엇을 더 이루고 더 얻고 더 경험하는 것도 소중하겠지요.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저는, 어려서나 젊어서나 아니 최근이라도, 알 건 알지 못했건, 고의로든 실수든, 내가 잘못하거나 죄짓거나 상처 준 분들, 그 분이 가족이든, 친구든, 낯선이든, 신이든, 세상 뜨기 전에 한 번이라도 만나 진심으로 미안하단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중략>...우리는 특별한 어떤 것이 아니라 삶의 가장 평범한 일들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별한 일만 챙기는 데도 바쁘다 보니 일상에는 소홀히 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핑계대어 보지만, 결국 소중한 건 저 특별하지도 딱히 귀해 보이지도 않는 일상이었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특별한 날 가장 평범한 사람을, 평범한 날 가장 특별한 사람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지요? 시 한 편 읽고 갑시다. 아니면 노래 한 곡 부르셔도 좋고요.

 

         푸르는 날

 

                                       서정주 시, 송창식 작곡

 

   눈이 부시게 푸르는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는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가수 송창식의 노래로 알려지게 된 <푸르는 날>. 미당 서정주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니 KBS 가요대상에서 가사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남세스러울 정도입니다.  이 노래의 사연은 이렇습니다...<중략>

 

                                                                                             

저자 정재찬 교수는 한양대학교 국어교육학 교수다. 처음 읽은 정 교수의 책은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공과대학으로 유명한 한양대학교에서 공대생들의 교양과목으로 시를 이야기해주는 강의를 보완해서 나온 책이다. 문과도 아닌 건조한 공과대학생들을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 강의를 책으로 만든 것이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읽으며 나 역시 시에 대한 편견을 깼고 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후 시집을 몇 권 사게끔 만들었다. 정 교수의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와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에 나오는 시에 대한 의미와 감성을 이해하게 되면 훨씬 시에 대한 장벽이 낮아질 것이다. 정 교수는 JTBC '톡투유'와 tvN '어쩌다 어른'에도 출연했으니 유튜브에서 그의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휴머니스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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