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책, 영화, 드라마 외 )/넷플릭스 영화와 함께

강대국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이 불쌍할 때 보는 영화 : <천문 : 하늘에 묻는다>(2019)

by Daniel Notes 2020. 1. 29.
728x90
반응형
728x170

영화 <천문 : 하늘에 묻는다>(2019)

영화 <천문>은 백성을 위해 조선만의 하늘과 시간을 갖고자 했던 세종대왕과 세종대왕의 이러한꿈을 실제로 만들어 주었던 노비 출신의 장영실의 이야기로 사실에 입각하여 상상을 가미한 팩션 사극이다. 20191226일에 개봉하였으며 누적 관객수 199만명으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였으나 영화 자체는 무난하다고 평하고 싶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봄날은 간다>(2001), <덕혜옹주>(2012)의 감독 허진호가 연출하였으며 세종대왕역에는 한석규가, 장영실 역에는 최민식이 분하였다. 한석규와 최민식이 영화를 함께 한 것은 1999년 영화 <쉬리> 이후 20년만의 일이다. 그들은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 관계로 최민식이 한석규의 1년 선배다. 가까운 사이임에도 영화에 함께 한 것은 오랜만의 일이다.

 

역사적으로 장영실은 세종 4(1422) 물시계 제작을 통해 세종대왕에게 능력을 인정 받아 노비 출신임에도 면천을 받고 정3품 벼슬까지 올라갔으나 세종 24(1442) 임금의 가마 안여가 부셔지는 사고로 말미암아 곤장 80대를 맞고 사라진 후 어떤 역사기록에도 나오지 않아 언제 죽었는지 알 수가 없다. 허진호 감독은 장영실이 만든 해시계, 물시계 및 천문 기기 등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갑자기 역사 속에 사라진 장영실에 대해서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영화를 풀어낸다.

 

별을 보고 있는 세종대왕과 장영실

조선의 신하는 세종대왕에게 간한다. 하늘을 아는 자는 오로지 명나라 황제만이어야 한다. 일개 조선의 왕은 하늘을 알면 안되고 알려고 하는 자체가 대역죄이다. 한문만이 글자이고 사대부만이 알아야 한다. 백성이 글을 알게 되면 자신들에게 기어 오르기 때문에 세종대왕이 만들려고 하는 훈민정음 역시 만들면 안되는 것이다.

 

영의정은 세종대왕에게 장영실에게 죄를 물으면(하늘에 더 이상 묻지 않으면) 훈민정음에 대해서는 신하들이 반대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얘기한다. 세종 대왕은 이를 받아 들인다. 세종 대왕은 옥에 갇혀 있던 장영실을 다른 곳에서 만나 안여의 바퀴 이음새를 망가뜨린 것은 본인이며 장영실이 도망칠 수 있도록 주선하나 장영실은 스스로 옥에 다시 돌아온다. 다음 날 세종대왕이 직접 하는 국문에서 영의정은 장영실의 그간의 공로를 인정하는 바 죄를 묻지 않으려 했으나 장영실은 본인이 직접 안여를 망가뜨린 것은 본인이라며 역적의 죄를 졌다고 고백한다. 이 영화에서 제일 불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입으로 역모를 꾀했다고 고백한 셈인데 곤장 80대를 맞고 물러갔다고 하니 내 생각에는 세종대왕을 위해 장영실의 희생 정신을 신파적으로 표현한 감독의 과욕이다.  

 

세종대왕은 1446년 훈민정음을 발표하고 1450년 붕어한다. 백성은 글을 알게 되었고 오늘날 우리는 자랑스런 고유 문자를 갖고 있다. 영화 보는 내내 사대부들의 위선과 뻔뻔함에 짜증이 났다.  기득권은 500년 전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역사는 언제나 반복된다.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