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드라마였던 감우성과 손예진 주연의 <연애시대>의 원작이 노자와 히사시가 쓴 일본 소설 <연애 시대>였다는 걸 알고 부터는 일본 드라마와 영화, 소설 등에 관심이 생겼다.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 진 때는 2015년인데 우리나라는 그보다 거의 10년이나 빠른 2006년이었다. 헤어지고 시작된 이상한 연애라는 이야기로 시작한 한국 드라마 <연애시대>는 한지승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음악감독은 변진섭 노래 <희망사항> 작곡, 작사가로 유명했던 노영심이었다. (한지승과 노영심은 2001년에 결혼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나중에 둘은 이혼하게 된다.) 대학교 때 읽고 이해가 안되었던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상실의 시대>를 다시 읽고 그의 팬이 되었고 그의 소설이 나올때 마다 사서 읽게 되었다. 하루키 소설뿐만 아니라 잔잔하고 심심한 일본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를 처음 본 것은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라는 영화였다. 일본 배우 아야세 하루카에 대한 관심이 우선이었지만 막내 배우 히로세 스즈를 알게 되었다. 만화가 원작인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집을 떠난 아버지의 장례식에 세자매가 참석하면서 갈 데가 없어잔 배다른 여동생 스즈(히로세 스즈 분)를 장녀 사치(아야세 하루카 분)가 데려 오면서 생활해 가는 네 자매의 이야기인데 영화 내내 잔잔하고 촉촉했다. 그의 영화에는 따뜻함이 있었다. 그 때부터 과거의 그의 영화를 찾아 보기 시작했다.
그 다음 그의 영화를 본 것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라는 영화였다. 6년동안 소중히 키운 아들이 병원에서 다른 사람의 자식과 뒤바뀐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뒤바뀐 두 가족의 갈등과 고민, 그리고 가족 사랑에 대한 영화이다. 만약 나도 같은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까? 몇년동안 키운 내 자식이 내 자식이 아니고 남의 자식이라면 그 아이에 대한 애정이 변할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남이 키웠던 실제 내 자식에 대한 느낌은 어떨까? 많은 생각이 들게 한 영화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의 저서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에서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세 편은 감독 자신이 '작가' 보다 '장인'을 목표로 하여 만든 작품이라고 밝혔다. '작가'와 '장인'의 차이는 대중을 향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좀 더 강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TV 다큐멘터리 연출가 출신으로 교육, 복지, 재일한국인 등 비판적 다큐멘터리로 시작한 그는 1995년 영화 <환상의 빛>으로 감독 데뷔를 하였고 첫 영화로 베니스 영화제 촬영상을 수상하였다. 그 다음 영화로는 <원더풀 라이프>(1998), <아무도 모른다>(2004), <걸어도 걸어도>(2008), <공기인형>(2009)을 감독했다. (영화 <공기인형>에서 배두나가 주연을 맡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세 편이후 더욱 장인으로 다가 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세번째 살인>으로 스릴러 장르까지 감독한 그는 영화 <어느 가족>으로 2019년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2020년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오리지날 각본을 본인이 써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영화 <원더풀 라이프>,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 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 가족>의 작가가 다 본인이다.
봉준호 감독 역시 오리지널 각본을 주로 쓰는데 연출 스타일은 틀리지만 감독 본인이 직접 각본을 쓰는 점은 많이 닮았다. 영화제서 각종 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대담 영상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www.youtube.com/watch?v=2LFP9STzVoM&t=281s
2019년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2019)로 카트린 드뇌브, 줄레엣 비노쉬, 에단 호크 등 서양 명배우들과 함께 한 그는 2021년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등 한국 배우를 캐스팅한 영화 <브로커>(가제)를 제작 중이다.
2017년에 발간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자서전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바다출판사)을 추천한다. 1995년 <환상의 빛> 부터 2016년 <태풍이 지나가고>까지의 그의 영화 삶과 생각을 알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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