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 사의 표명, 문 대통령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만들어" 사표 수리

금일 6월 28일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와 월성원전 감사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우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에 눈에 띄기 시작하였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장모와 아내 관련 사항과 새내기 정치인으로서의 미숙한 대처로 인하여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 보수층으로부터 윤석열 전 총장의 대체재 역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검찰총장에 이어 감사원장마저 사의 후 바로 대선 출마를 한다는 현재 상황은 그동안 정치적 중립을 해왔다고 한 최 감사원장의 성과를 의심받기 딱 좋은 형국이다. 과거 청와대가 최 원장을 임명하면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면서 회계 감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해 독립성·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깨끗한 공직사회와 신뢰받는 정부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사의를 하자마자 야권의 대선 후보로 나가는 것이 정상적인 일인가? 누군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정책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윤 전 총장도 임명 당시에는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의 비리를 파헤친 정의의 검사였었고 최 감사원장 역시 두 아들을 입양한 가족사와 고등학교 때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친구(강명훈 변호사)를 매일 업어 등·하교시킨 일화 등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인물이 아니었던가? 윤 전 총장이 임명 당시 검찰 조직에만 충실한 인간인 줄 몰랐고 최 감사원장 역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뒤집으려 하고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자 사의를 표명하고 대선에 나가려는 정치인이 될 인간인지는 임명 당시에는 알수가 없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그랬고 최재형 감사원장도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같은 편인 줄 알았더니 뒤에서 칼을 꽂은 형국이다.  

최재형 감사원장 (출처 : 시사저널)

경남 진해 출신인 최 원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1년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대전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낸 판사 출신이다. 최 원장은 절실한 기독교 신자이다.역사소설 《고구려》의 작가로 최 원장을 예민하게 관찰해 온 김진명씨도 “그는 하나님과 대화하는 사람이다. 결심하기 전에 기도한다. 하나님의 지시를 받으면 그 다음엔 99% 아니, 100% 출마한다”(유튜브 이봉규TV)라고 주장했다.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기독교 신자 대선 후보가 될 수도 있겠다. 하나님의 응답을 받아야 대선 출마를 한다 하니 앞이 깝깝하다.  최 감사원장 측에 따르면 대선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감사원장 사의를 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2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2천14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전 총장이 32.3%로 1위, 이재명 경기지사가 22.8% 2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4% 3위, 홍준표 의원이 4.1%  4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9%로 5위, 최재형 감사원장이 3.6%로 6위를 기록했다.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3위의 지지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28일 최재형 감사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감사원장이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와중에 전격 사퇴를 결정한 것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50분께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감사원장 의원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최 원장이 이날 오전 9시 사의 표명을 공식화한 지 8시간50분 만이다.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재형 감사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헌법에 규정된 감사원장의 임기는 4년으로, 최 원장은 임기를 6개월가량 남겨놓고 사퇴했다. 문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면서 최 원장은 감사원장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첫 감사원장으로 남게 됐다. 감사원장에서 중도 하차한 뒤 정치권에 발을 담근 이회창 전 원장이나 김황식 전 원장의 경우에는 국무총리를 거친 뒤 정치에 투신했다. 이 때문에 최 원장이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출처 : 경향신문, 시사저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