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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영화, 드라마 외 )/영화와 함께

기억력이 떨어져 한심하게 느껴질 때 봐야 할 영화 : < 스틸 앨리스>(Still Alice, 2015)’

by Daniel Notes 2020.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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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어른은 식당에 있는 휴지가 모두 당신 것인 양 점퍼 양쪽의 주머니에 한 가득 쑤셔 넣었다. 고기를 먹고 나서 후식으로 주문했던 뜨거운 김이 서렸던 공깃밥을 수저 한가득 입에 넣어 입천장에 화상을 입은 적도 여러 번 경험했다. 더 이상 가족과 함께 외식을 불가능하게 되었다.

3년 전 장인어른께서 2년간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치매는 본인의 자존감을 없앨 뿐만 아니라 가까운 가족조차 시나브로 지치게 만든다. 장인어른은 어느 순간 장모님을 알아보지 못하셨고 사위를 어려워하셨다. 그나마 당신의 딸을 끝까지 알아보신 것은 다행이라 할까.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 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병이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일종이다.

영화 스틸 앨리스 포스터

행복한 가족을 가진 유명한 컬럼비아 언어학 교수였던 앨리스(줄리안 무어 분)는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 사업가 남편과 변호사인 큰딸 내외와 의사인 아들, 배우를 꿈꾸는 막내딸까지 앨리스의 삶은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어 보였다. 알츠하이머에 걸리기 전 앨리스가 제일 걱정하는 것은 대학에 가지 않고 본인의 꿈을 좇아 연극배우를 하고 있는 막내딸이다.

 

 

시간이 흐르고 앨리스는 알츠하이머 병이 더 심해진다. 사업가 남편은 미네소타에서 더 높은 성공을 위해 뉴욕을 떠나고 큰딸과 아들은 본인의 업무 때문에 바빠서 엄마를 돌볼 수 없다. 정상인의 삶을 꾸려 나가기 힘들어진 앨리스 보다 정신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인 이들은 남편과 큰 딸이다. 의사인 아들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막내딸만이 연극을 하고 있던 서부 LA에서 동부 뉴욕으로 돌아와 엄마를 돌본다.   

 

영화는 앨리스의 병이 심해지는 것을 보여주지만 끝까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심해진 병으로 인해 말도 제대로 못하는 엄마를 위해 막내딸은 책을 읽어 준다. 막내 딸은 책의 주제를 물어보고 앨리스는 사랑이라는 말을 어렵게 내뱉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제목이 스틸 앨리스라고 해서 스틸이 처음에는 Steal Alice인 줄 알았다. 알츠하이머병이 앨리스를 가족으로부터 혹은 세상으로부터 훔치는(Steal) 의미인가 했지만 Still Alice로로 알츠하이머로 자존감을 끝까지 갖고 싶었던 여전히(Still) 앨리스라는 의미일 것이다. 영화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점차 무채색으로 변해가는 앨리스의 삶을 담담하고 진솔하게 그려가고 있다. 앨리스 역을 맡은 줄리안 무어는 2015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한국에서는 2009년 세계사 출판사에서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고 영화 개봉 후 2015년 개정판으로 이름을 원제목인 스틸 앨리스로 출간하였으나 20201월 현재 아쉽게도 절판되었다. (피아니시모는  매우 약하게’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음악에서 셈여림표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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